그해 여름

2008. 8. 10. 00:08♡일상

피서철이 되니 옛 생각이 나내요,

 

국민학교 3학년때 인듯합니다.

 

여름 방학이면,방학숙제,그림일기,곤충채집 등등 이런 것들은

나몰라라,집어던지고 아침밥 먹고 햇살이 조금 따~땃,해지면

엄마가 그날 해야할 심부름을 일러 두시지만,

일단,대답만 녜! 녜! 알았다고 하고선,

토광에 보관해둔 감자 가마니로 달려가서, 아주 큼직한 놈으로 두~서너개를 골라

뽀얀 속살이 보이게 겉 껍질만 살짝 베껴서 주머니에 넣고,

아랫집 누구,옆집누구,이렇게 몇명이서 냇가로 냅다 도망치듯 달아났죠

어릴적 우리들의 멱감기 역사를 모두 간직한 그, 이름은 "복거리" 입니다.

옷를 훌~훌~벗어 던지고 집에서 가져온 감자를 될수있는한 물속 아주 멀리 던져 놓습니다.

누구랄것도 없이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 던져놓은 감자를 건지러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갑니다.

이렇게 감자 몇개가 놀이감의 전부였지만 온종일 지칠때까지 게임은 계속 되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개헤엄(?) 개구리 헤엄(?)은 수준급 이지요, 쑥스,쑥스러~~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지만,집으로 돌아오면, 숙제처럼 밀려오는 엄마의

심부름 거리를 해결하지 않아서, 호되게 혼쭐날 걱정으로, 집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그냥 물속에서 노느라 점심때를 놓치기가 일수였죠

그당시 제때 챙겨먹지 못해서 지금 시원찮은지도 모르겠군요,ㅋㅋㅋ

 

그런데, 지금생각 하면 아주 훌륭한 일을(혼자만의 생각?) 하나 했었더라구요,

친구들이랑 감자 건지는 게임에 푹, 빠져 있는데,

아래, 아래집 언니 2년선배 였지만 덩치가 저만 했는데

그당시 용담수라나,용 자로시작 하는 뭐라 했는데... 좀 깊은곳이죠,

물이 소용돌이 친다는...바위절벽 밑 이였는데,

어른들은 절대로 그곳엔 가질 못하게 했었지요,그런데 그 언니가

그곳 물속에서 머리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푸드덕,푸드덕 심상찮은 분위기 였지요,

 

전,망설일것도 없이 그 언니에게로 전속력으로 헤엄쳐 들어가서 언니를

잡아끌고 나오려는데,정말이지 죽는줄 알았습니다.

너무 다급해진 언니는 제 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지요,사력을 다해서 제게 메달렸습니다

순간 머리를 물밖으로 하고는 도저히 같이 나올수 없을것 같다는 판단이...

머리를 물속으로 하고, 언니를 목에 메단채 계속 헤엄쳐,얕은곳 까지 나왔지요,

 

철이 없었던 전, 그상황이 어떤것인지도 모르고 언니를 바깥으로 끌어다 놓고 다시

물놀이에 빠지고 모든일을 잊었지요,

집에 돌아와선,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구요

이야기 해 봐야 혼날것 뻔하니까, 그언니 또한 아무말 없었으니...

 

그런데 20여년 후에 그일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때의 상황이 굉장히 급박했었구나 라는걸 알았습니다.

아마 그 언니를 그냥 두었었다면 어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끔찍 하더라구요,

그곳은  우리들 키의 두배 이상 깊은곳 이였으니까요,

 

며칠전,TV에서 미스테리극장 인지,하는 프로그램에서,

강원도 횡성의 어느계곡, 동일한 장소에서 작년 여름에만 23명의 익사자가 있었는데,

의문의 익사자에 대한 내용의 방송 이였습니다.(이상하고 흉흉한 소문으로)

 

결론은, 계곡물 초입부분에는 성인 무릎 정도의 깊이 이지만 몇 발자욱만 더 나아가도,

바로 낭떨어지 처럼 깊은 계곡물과 같은 곳 이였습니다.

깊이를 재어본 전문 다이버의 말이 깊이가 약5.3m 라고 하더군요,

몇발자욱 차이로 급격히 깊어진 곳에 빠져들면 물이 소용돌이 치기 때문에,

수영을 아주 잘하는 선수급의 성인이라도

빠져나올수 없다는 결론이였습니다. 그곳에서 올여름만도 익사 사고가 몇건 있었다고 하고,

현수막으로 "위험 지역" ,"수영금지"  라고 표시를 여러군데 해 놓았지만,

타지에서 놀이차 오는 사람들의 들뜬 기분을 잠재울수는 없는것 같았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이, 예견치 못한 큰, 사고를 부른거지요

여튼, 미스테리는 아니고, 다만 너무 위험한 지역이며, 나약한 인간 인지라

위대한 자연앞엔 어쩔수 없음을 알려주는 내용 이였습니다.

 

우리내 나이가 되면 복잡하고 뜨거운 바닷가 보다는, 시원한 계곡이 제격 이지요,

겉으론 알수 없는 물속을 조심 또, 조심해서 모든 국민이 사고없는 여름나기가 되길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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